STEP3

지역이 정해지면 어떻게 살까 고민해야 한다

귀농선배들은 처음 1~2년이 가장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1년차 결산서를 보면서 첫해이니 내년에 잘하면 되겠지 하고 한숨짓지만 2년차 결과를 보고는 실망을 많이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긴 호흡으로 귀농을 생각해야 한다. 귀농 진입 후 2~3년은 아직도 공부중이라는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다.
공부하면서 지불하는 수업료라는 생각을 갖고 무엇이 문제인지, 어떤점을 개선할 것인지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긍정적 사고로 어려움을 극복해나가야 한다.

2~3년 버틸 정착자금은 반드시 필요하다

귀농을 하게 되면 준비자금에서부터 생활비까지 철저하게 계산하고 준비해야 실패를 줄인다. 농사를 처음 시작하게 되면 주택과 농사지을 땅 외에도 농기계 구입부터 설비투자자금, 종묘 및 비료 등 1년 정도 농사짓는데 필요한 자금이 든다.
정착자금은 주택과 농지 구입에 드는 돈이다. 주택은 빌리거나 신축해야 하지만 처음부터 집을 짓기보다는 임대하는 것이 좋다. 집을 신축하려면 건축비도 많이 들지만 처음 귀농지가 앞으로 터전을 삼아 살 만한 곳인지 장담할 수 없고 또 귀농에 실패해서 도시로 다시 나오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농가주택을 2~3년 임대해 살면서 농사가 잘되는 곳인지, 마음에 드는 곳인지, 주변 땅값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살핀 다음 주택을 짓는 것이 좋다. 농지 역시 바로 구입하기보다는 임대해서 농사경험을 쌓는 것이 더 현명하다.

농가주택 신축하기

많은 귀농인들이 농지나 임야를 구입해서 농가주택을 신축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펜션으로 사용할 주택이 아니고 자기가 살아갈 농가주택을 신축할 땅을 구입할 경우에는 마을에 붙어 있거나 최소한 마을에서 보이는 곳에 땅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외지인이 마을 안이나 또는 마을 가까이 있는 땅을 구입하기는 쉽지가 않다.
그러나 마을 가까이 있는 땅을 구입하기가 어렵다고 해서 아주 외진 곳에 있는 땅을 구입해서 농가주택을 신축하는 일은 매우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주 외진 곳에 집을 신축하면 마을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없어 사람들이 도와줄래야 도와줄 수 없게 된다. 귀농 초기에는 알게 모르게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게된다. 이런 도움을 받으면서 서서히 시골생활에 적응해가는 것이다.
농가주택을 지을 때는 가능한 마당과 창고를 활용하고 주택은 20평 내외로 지어도 좁지 않게 지낼 수 있다. 실속을 차려 작게 지으면 건축비가 절감될 뿐 아니라 관리하기도 편하다. 무엇보다 겨울 난방비가 절약된다. 건축비가 적게 드는 창고는 가능한 넓게 지으면 농기구며 잡동사니들을 넣어 둘 수 있어 편리하다. 공간적 여유가 된다면 비와 햇빛을 가려주는 작업공간을 만들 것을 권한다. 농사지은 것을 수확해서 작업하거나 큰 농기계를 보관할 때 매우 유용하다.

농지구입은 신중하게!

농지도 주택과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자기 땅에서 농사를 지으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면 농사경험도 없는데 농지부터 마련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평생 집 한칸 마련하기에 급급한 도시인들이 귀농하면서 도시보다는 상대적으로 값이 싼 시골에서 땅 욕심을 내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자신의 자경능력보다 넓은 농지를 소유하는 것은 결국 땅에 발목이 잡히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귀농초기에 바람직한 농사 방법은 가급적 농지를 매입하지 말고 마을 사람들을 통해서 자신이 감당할 만한 면적을 임대하고 농지 살 돈을 여유자금으로 가지고 있으라는 것이 경험자들의 조언이다.

농기계는 다루는 법을 익힐 때까지 조수 노릇하면서 배워라!

설비투자자금 역시 어느 정도 농사경험을 쌓은 다음 시작하는 것이 좋다. 경험이 있어야 자신이 농자을 수 있는 규모도 정해지고 설비투자에 대한 안목도 생기기 때문이다. 초기 영농자금에 드는 농기계 구입은 당분간은 임대하거나 중고 농기계를 활용할 수 있다. 일단 비싼 농기계를 사게 되면 돈만 지출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초보들이 하루아침에 기계의 사용법을 익힐 수 없으므로 제대로 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농기계가 완전히 익숙해질 때까지는 농기계를 사는 것을 보류하고 조수 노릇을 하면서 그 기계를 다루는 방법부터 철저하게 배운 후에 구입하는 것이 좋다.

당장의 생할비는 여유자금으로!

귀농할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자금이 생활비다. 도시에서는 대부분 월 단위로 생활규모가 짜여 있기 때문에 회사를 나가고 직장에서 월급을 받아 그동안 썼던 생활비와 카드 사용료, 공과금, 학비, 가족용돈, 경종사비 등을 지출한다. 귀농귀촌을 하게 되면 월 단위로 들어오던 월급이 없다. 대신 연 단위의 소득을 계산해야 한다. 어떤 농사를 짓든 월말에 계산되는 수입은 없다고 봐야 한다. 그것도 몇 달 정도 수입이 없는 것이 아니라 2~3년 정도 수입이 없다는 예상 아래 농사를 지어야 한다.
이렇듯 귀농초기에는 수입은 없으면서도 지출은 꼬박꼬박 된다. 따라서 귀농을 하고 2~3년 정도 버틸 수 있는 생활비를 목돈으로 가지고 이를 매달 현금화 시켜 귀농 정착자금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돈을 모아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목돈 만들기가 어렵지 목돈 헐어서 쓰는 것은 금방이라는 것을.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바로 한 달 단위의 최소 생활비를 미리 책정하고 어떻게든 그 범위 안에서 살 궁리를 해야 하는 것이다..

최소 생활비를 책정하라

시골생활에서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가는 품목은 무엇인가? 의외로 자동차나 트럭 등의 유지비다. 발이 묶이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동차는 필수품목이다. 자동차 유지비와 기름값을 반드시 책정하자.
그 다음으로 많이 드는 품목이 연료비다. 시골 주택은 대부분 단독으로 지어져 있고 한 채 씩 독립적으로 있어 단열 효과가 떨어진다. 연료비가 적게 드는 순으로 나열하면 연탁>화목보일러>펠렛보일러>심야전기>기름>가스 순이다. 연탄이 가장 경제적이고 가스가 가장 편리하다. 편리성이 높아지면 경제성이 올라가고 경제성이 내려가면 편리성이 낮아진다는 점에 유의하자. 그 다음은 생활비다. 필요한 물품은 메모를 해놨다가 닷새마다 서는 장날을 이용하거나 읍내의 대형마트에서 구입하면 된다. 시골생활에서 의외로 많이 드는 품목이 있는 가 하면 줄어드는 품목도 있다. 바로 외식비이다. 그 다음이 부식, 의복비이며 품위유지비 역시 많이 줄어든다. 이렇게 많이 들어가는 비용과 절약 가능한 비용을 고려해 가계부를 작성하면서 최소 생활비를 정해보자. 그리고 그 돈을 어떻게 현금화할 것인지 고민하자.